홀린듯이 보석을 잡고 조금 뒤. 나는 정신이 들었고 보석을 손에 꼭 쥔 채로 교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 . . 잠시 후, 교실에 도착했다. 전엔 똑같게만 보였던 풍경이 뭔가 색달라 보였다. 그때 앙칼진 윤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리 서있어! 빨리 와서 앉아!" 그 소리에 번쩍 정신이 들어 서둘러 내 자리에 돌아왔다. 아무튼, 교실에 앉았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선생님은 없고 고요만이 가득했다. 나는 사슨이에게 물었다. "이번 수업 왜 안해?" 사슨이가 잠시 고민하는 듯 보이고 얘기했다. "음..볼일이 계신데." ..누가봐도 뭔가 숨기는 기색이 보인다. 교사가 수업 시간에 갑자기 떠날 이유가 뭐 있겠는가. 그래봤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래서 난 천천히 오늘 교과서를 펼쳤다. 그런데 내 교과서에 작게 접힌 하얀 쪽지가 있었다. '차현만 읽을 것' 교과서 사이에 껴 있던 종이를 난 펼쳤다. 누가봐도 아르키 선생님의 필체였다. 그런데 뭔가 이질감이 드는. '음, 그래, 차현아. 네가 종이를 펼쳤다면 이걸 읽고 있겠지? 나 아리아란다. 그 아르키의 어머니 말이야. 혹시 변수가 생길 때를 대비해서 이 글을 써둔다. 그때 루에니가 습격했을때, 기억나니? 그때 루에니 놈은 내 마력을 빼앗아갔단다. 아니, 내 생력을 극도로 빼앗아갔지. 그때 한 작은 보석이 내 생력을 유지시켰단다. '뎀톤즈'라고 불리는 마석이란다. 매우 강력한 마력과 생력을 지녔지. 그 보석 덕분에 난 겨우 생력을 유지 할 수 있었단다. 이젠 나 혼자서 버틸 수 있는 생력이 돌아왔으니, 이 보석을 네게 맡긴다. 아마 넌 작은 고양이를 따라가 홀린듯이 보석을 잡았겠지. 그 보석이 뎀톤즈란다. 그 보석은 너에게 힘을 주고, 생력을 극도로 발현시켜줄 거란다. 그 보석을 네 몸에 지니되, 절대로 뺏기지 않을 장소에 나둬라. 이런 막대한 임무를 맡겨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단다. 미안하다. -아리아- ' 음.. 상황 파악이 이제서야 되기 시작했다. ... 진짜로????? "야. 차현. 왜그렇게 벙쪄있냐? 뭐, 어이없는 일 생각났어?" "어-어어, 아니. 윤우가 말을 좀 걸어줘서 겨우 혼란에서 벗어났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내가 그 보관실 어쩌구에서 주운 그 작은 구슬이 뎀톤즈고, 거기에 남은 아리아 님을 치료하고 남은 마력이 다 나한테 흘러들어갔단 소리? 진짜 누구한테 말해도 안 믿을거 같다. 아르키 쌤한텐 말해도 될거 같네. 빙하설단 일을 알고 계시니. ...선생님을 찾으러 가겠다. 나는...진실을 알아야 한다. . . . . 한편, 어느 동굴. 한 사내, 그러니까 루에니가 수정구슬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우... 아리아 그 녀석이 저 꼬맹이한테 종이를 남겼을 줄은 몰랐네. 난 죽겠군.. 아리아 담당 걸렸다가 이런 일이 생기다니..." 루에니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또 공포에 질려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러게 확실히 조져놓으라 하셨잖아.. 쩝.. 진홍빛여왕.. 그동안 아무리 연습해도 이 정도인가.. 덕분에 디루젼 님께 스윽.. 당하게 생겼잖아..." 루에니는 잠시 조용히 있었다. 그 교활한 눈이 반짝이기 전까진. "...잠깐만. 이왕 죽을거... 복수 좀 하고 죽을까? 저 아리아 녀석에게 다시 한번 악몽을 선사하는 거야..." 루에니는 손을 펼쳤고, 그 손에서 몽글몽글 검은 무언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아리아... 그 생명력을 이번엔 남김없이 모두 빨아들여 기간트 제로님의 제물로 써주마...."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