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좁은 물건의 복도를 빠져나와, 교실로 들어오자 아르키 쌤은 없었다. 대신 이런 글이 칠판에 써있었다. '일이 좀 있으니까 그냥 역사 교과서 읽고 있어' 하여튼, 아르키 쌤은 별나다니까. "야, 차현! 거기 멍청이처럼 서있지 말고 빨리 와서 좀 앉아! 다리 아프겠다!" 윤우가 소리쳤다. 내가 놀라서 고꾸라질 뻔할 정도로... 암튼, 의자에 앉아 교과서를 펼쳤다. 저번에 배웠던 때부터 읽어보는데... 음? '차현만 읽을 것' 교과서 사이에 껴 있던 종이를 난 펼쳤다. 왜냐면 내가 차현이었고, 지금도 차현이었으니까. '음, 그래, 차현아. 네가 종이를 펼쳤다면 이걸 읽고 있겠지? 나 아리아란다. 그 아르키의 어머니 말이야. 혹시 변수가 생길 때를 대비해서 이 글을 써둔다. 그때 루에니가 습격했을 때, 기억나니? 그때 루에니 놈은 내 마력을 빼앗아갔단다. 아니, 내 생명력까지 거의 다 빨아먹어버렸지. 그때 한 작은 구슬이 날 살렸어. 그 구슬은 세피로스라고 불리는 구슬이야. 정말 작지만 강력한 마력과 생명력을 지녔지. 그 구슬 덕분에 난 겨우 살 수 있던 거야. 이젠 충분히 회복됐으니 그걸 너에게 넘겨서 남은 마력을 주려고 한다. 아마 네가 이걸 읽고 있을땐 검은 고양이를 따라갔었겠지. 그 고양이를 따라 구슬을 주웠다면, 그 구슬이 세피로스란다. 주웠다면 몸이 깨끗해지는 듯한기분이 들었을 거야. 그럼 너에게 마력이 흘러들어갔단 신호란다. 그 구슬을 소중하게 간직하렴.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다. -아리아- ' 음, 어. 그러니까 내가 그 물품 보관실 뭐시기에서 주운 이 구슬이 여기에 나오는 세피로스라고..? 진짜로????? "야. 차현. 왜 그렇게 벙쪄있냐? 뭐, 어이없는 일 생각났어?" "어-어어, 아니." 사슨이 말을 좀 걸어줘서 겨우 혼란에서 벗어났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내가 그 보관실 어쩌구에서 주운 그 작은 구슬이 세피로스고, 거기에 있는 아리아 님을 치료하고 남은 마력이 다 나한테 흘러들어갔단 소리? 진짜 누구한테 말해도 안 믿을거 같은데. 뭐, 아르키 쌤한텐 말해도 될거 같네. 빙하설단 일을 알고 있으시니까. 일단 역사교과서나 다시 읽자.... . . . . 한편, 어느 동굴. 한 사내, 그러니까 루에니가 수정구슬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우... 아리아 그 녀석이 저 꼬맹이한테 종이를 남겼을 줄은 몰랐네. 난 혼날 일만 남았군. 아리아 담당 걸렸다가 이런 일이 생기다니..." 루에니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리아 이 녀석아, 줄거면 조용히 주든지. 왜 하필 종이쪼가리까지 남겨서 알려주는데?! 덕분에 디루젼 님께 실컷 박살나게 생겼잖아..." 루에니는 잠시 조용히 있었다. 그 교활한 눈이 반짝이기 전까진. "...잠깐만. 이왕 죽을거... 복수 좀 하고 날릴까? 저 아리아 녀석에게 다시 한번 악몽을 선사하는 거야..." 루에니는 손을 펼쳤고, 그 손에서 몽글몽글 검은 무언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아리아... 그 생명력을 이번엔 남김없이 모두 빨아들여 기간트 제로님의 제물로 써주마...." [TO BE CONTINUED]
정신없이 작업해서 스토리가 좀 지저분할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