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나 보자, 윤우는 이미 교실로 가 있었다. 나도 준비하고 나가자, 교실 문 바로 옆에 아르키 선생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벽에 기대 있었다. 손톱을 피가 날 정도로 물어뜯으며.. "선생님, 무슨일 있으세요?"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선생님께 묻자 선생님은 황급히 얼버무리며 교실로 들어갔다. 일단 모른척 해드리자. . . . 1교시가 끝나고, 다시 엘리트반에 가봤다. 그랬더니 이번엔 머리가 지구본처럼 생긴 누군가가 나왔다. "음? 우연히 만나네. 안녕? 네 이름은 최신우가 말해줘서 알고 있어. 차현이지? 난 월드야." 최신우 형. 어제 만났던 엘리트반 학생중 한명이다. 그새 날 형,누나들한테 날 얘기한거 같다. "걔가 이거 전해주래." 월드 형이 두루마리와 초콜릿을 내밀었다. "초콜릿은 최신우 녀석이 전해주라 한거고, 지도는 내가 그린 거다. 이 형이 지리엔 빠삭하거든!" 하하... 호탕하구만. "그럼 나중에 또 만나자구. 기회가 있담 말이지!" "그래. 안녕!" 교실로 걸어가며 지도를 살펴보니, 동부,서부,남부,북부,중부 등의 글과 대륙이 있었다. 뒤에는 각 부의 설명, 특징 등이 적혀 있었다. 머리가 지구본이라 그런가, 매우 잘 묘사했다. 나중에 기숙사에서 자세히 읽어봐야지! . . . 어제 차현이 잠들고, 새벽 6시쯤.. 교장실 안에 아르키와 비스킷이 수정구슬을 보고 있었다. 비스킷 옆엔 비스킷의 반려묘, 나이트가 앉아 있었다. "허허.. 축제 준비가 한창이구만. 나중에 가볼까." "아내 없으신데 어떻게 즐기시려고요?" "연인 없는건 자네도 마찬가지잖나." 둘은 이런저런 농담을 나누며, 수정구슬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뭐, 암튼 우리 둘다 여친 없으니 저랑 같이 가시ㅈ-" 그때였다. "하아아아아악!!" 나이트의 경계심이 가득 찬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얼레... 교장쌤. 얘 하악질 안한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기다리게. 이건... 나이트가 뭔가 나쁜 기운을 감지했을때 경계하는 건데...." 비스킷은 서둘러 수정구슬을 매만졌다. 그러자, 칠흑같은 어둠이 나왔다. 아주 희미하게 어떤 균열도 보였다. "균열 말고 아무것도 없는거 같은데요..." 아르키의 불안한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쑥. 포탈에서 눈처럼 하얀 촉수 하나가 올라왔다. 곧이어, 다른 촉수들도 올라왔다. 그리고 새하얀 몸통같은, 문양이 새겨진 뭔가가 올라왔다. 그것은 천천히 거대하고 빨간 눈을 뜨더니, 그저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나 그 모습마저도 엄청난 오라를 풍겼다. 그 몸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기운에 아르키와 비스킷은 마법에 걸린 것처럼 꼼짝하지 못했다. 비스킷은, 식은땀을 흘리며 겨우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 "기간트...제로.....?" [TO BE CONTINUED]
TIME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