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렀다. 월드는 몇가지 질문을 버블에게 던졌고, 잠시 뒤 씨익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좋다, 버블. 너를 지금부터 온건파 4길 '개미'의 3등급 부하로 임명하지." "어? 앗싸!" 버블은 펄쩍펄쩍 뛰며 말했다. "그런데 질문 몇가지로 사람을 뽑는건가요?" 버블은 질문했고, 월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음 글쎄.. 그냥 평범한 테스트는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뭐 다른게 있다 해두지." 월드는 사실 진실만을 말했다. 월드가 말한 그 질문은 사실 그냥 던진 말이었다. 평화를 관리하는 월드에게 버블이 가진 배려와 따뜻함, 잠재력을 알아보는 건 일도 아니였기에, 그 엄청난 잠재력에 감탄해 처음부터 높은 직급을 준 것이다. 조금 자세히 설명을 해보자면, 아스가스라에 존재하는 모든 '팀'은 크게 '길'이라는 단위로 자신의 직급이 결정된다. '1길'이 가장 높은 계급, '15길'이 가장 낮은 계급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진 않는데, 매 길 마다 그 길을 관장하는 간부의 부하로 들어가게 된다. 부하는 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이 최정예 부대, 30급은 거의 고기방패로 쓰여진다. 보통 신입은 14길 27등급인데, 버블은 시작부터 4길 3등급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개미가 누구죠?" 개미.. 특이한 인물이지. 몇년 전에 제거파로 들어갔다가, 개과천선하고 훌륭한 실력으로 여기까지 온 녀석이야. 아마 지금... 자칭 '노동신의 쉼터'에서 쉬고 있을걸. 노동의 신이라 노예를 부려 단숨에 호화로운 저택을 지었다니까. 지도를 줄테니까 한번 찾아가봐." 월드는 지도를 툭 건네주고 뒤돌아 나가려 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떠올린 듯, 뒤돌아 버블에게 말했다. "아 참. 너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4길 23급 부하인 망자가 있는데, 걔랑 같이 가라. 계가 힐같은거나 도망치는 건 잘하거든. 이름이.. '그래스'라고 했었지." "그래스? 풀? 어쨌든 대충 같이 가라는거죠? 근데 어디있.." "아마 4층에 있을거야. 4층에 유독.. 애착이 있더라고. 담당 부서이기도 하고." "아.. 옙!" 잠시 후, 엘리베이터는 내려오고, 화려한 4층이 눈앞에 보였다. 주위를 잠깐 둘러보았지만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버블은 그제서야 월드가 그래스의 모습을 알려주지 않았다늘걸 깨달았고, 월드는 지금 출장을 나간다 했으니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대로 사정을 설명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 . . 10분 후, 버블은 드디어 그래스를 만났다. "아! 선배님이 버블이군요! 대단해요! 어떻게 들어오자마자 바로 4길에 배치됐지? 나도 7길에 배치됐는데!" "어어.. 내가 버블이고, 긴말 말고 출발해보자." "사실 저도 4길에 올라온진 많이 안되서.. 개미님 얼굴도 잘 몰라요. 이김에 개미님이나 보러 가보죠." . . . 잠시 후. 버블과 그래스는 점점 길이 좁아지는 덤불 골목에 도착했다. 그 덤불은 동식물을 제외한 것이 찔리면 온몸이 타들어 죽어가는 장미덤불이라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었다. "아니 무슨 이런데가 다있어.." "그러게요.. 무슨.. 잠깐만요. 저기서 달려오는 보라색 갑옷들은 뭐죠?" 사실 그건 보라색 갑옷이 아니였다. 그것들은 30마리의 '망령전사'와, 버블을 잡으려고 필연한 언노운이였다. "어..언노운?" "그래 버블. 처음에는 너가 폭탄인줄 알았지만.. 헥터사인님이 다시 널 잡아오라고 명령하고 망령전사까지 빌려주시더군. 흐흐흐.. 너를 이제 잡는건 식은 죽 먹기겠지. 자, 가라, 망령전사들이여! 그대들이 자랑스러운 헥터사인님의 부하라는걸 저들에게 몸소 보여주어라!" "쳇.. 그래스! 전투 준비다! 무기를 꺼내!" "예? 그런거 없는데요??" "못들었어? 무기를 꺼내라ㄱ.. 뭐라???" "아니 전 힐런데 그런게 왜 있어요!!" "그래도 뭐 지팡이같은건 없어?!?" "없어요!! 아, 대신 애착 짱돌은 가지고 있는데.." "... 하.. 그래도 거기에 대충 마력 넣어서 때리면.. 뭐.. 그래.." "정말 오합지졸이군. 뭐 나야 좋지." 언노운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에잇! 배수의 진이다! G 브러시 모드!! 자수정 대검 소환!!" 버블이 망령전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멍청하긴! 망령전사는 물리 공격 내성이 만렙이라고!" 언노운이 다시 비웃었다. "나도 알고있어! 그러면 만약 이 무기들에.. 마력을 담으면 어떻게 될까??" 버블은 곧바로 자수정 대검과 G 브러시를 휘둘렀고, 확실히 몇가지 망령전사들은 비틀거리며 고통에 빠져있었다. "좋아 그래스! 너도 계속 돌을 던져!" ".." 하지만 그래스는 돌을 던지지 못했다. 사실 애초에 망령전사 30마리를 이런 좁은 골목에서 싸운다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 그 공포에 몸이 굳어버린 그래스는, 버블이 마력을 다 소모할때 까지 돌을 던지지 못했다. 한편 버블은 조금씩 그래스가 돌을 던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잠시 후. "...! 이런! 마.. 마력이! 딱 한마리 남았는데!!" "어..어..! 에라이 모르겠다!" 그래스는 다행히 점점 공포가 진정되었고, 버블이 지금 마력이 다 떨어졌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그래스는 유일하게 거대한 마력을 전부 저 돌덩어리에 담아, 강하게.. 망령전사의 갑옷을 박살내고 그 망령을 소멸시켰다. "하하! 아주 잘했어 그래스! 너 아니었으면 바로 죽었을 거야!" 버블이 기뻐하며 그래스를 칭찬하려는 그때, 버블은 정말 진심으로 화난 표정인 언노운을 발견하였다. "이..이이익! 망령전사 30마리를.. 단 두명이서 처리하는게 말이 돼?! 진..진짜.. 잠재력 덩어리군.. 그래도 뭐.. 상관 없겠지!!" 말을 마치자마자 언노운의 단검이 버블의 명치로 날아왔다. 하지만 버블은 날렵한 몸으로 단검을 가볍게 피했고, 다시 언노운에게 카운터를 날렸다. 하지만 언노운은 가드로 카운터의 대미지를 줄이고, 점점 버블을 구석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거대한 입을 크게 벌려, 버블을 덥치려 하였다. 그런데 이 공격은 버블의 스피드라면 쉽게 피할 수 있어서, 버블은 다행이다 생각하면서 언노운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언노운은 버블을 노리는게 아니었다. 언노운이 노리던 것은.. 바로 지금 막 기운이 떨어져 도망가지도 못할 그래스였다. 순식간에 언노운의 거대한 입은 그래스를 덥쳤고, 그의 입 안에선 쾅쾅 살려달라는 비명만 들릴 뿐이었다. "좋아, 난 이제 이 녀석이라도 헥터사인님께 바치겠다. 그럼 아디오스!!" 그 말을 마치자마자 순식간에 언노운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 . . 헥터사인의 본부. 언노운이 그래스를 뱉어내고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번엔 버블을 못 잡아왔지만.. 그래도 버블을 유인할 미끼를 잡아왔습니다! 버블의 성격으로 봐선 반드시 이 녀석을 구할겁니.." "아니." 낮고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일단 이 녀석을 어떻게나 할지 생각해 보겠다." "너는 다음에 죽여주지, 언노운."
일단 서브 빌런을 신청했지만 간부로 바뀌어버린 개미에게 유감을 표하고요, @hanyulscratch (그래스를 죽인다/그래스를 살려준다) (*경고! 당신의 선택으로 그래스의 분량과 당신의 미래가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