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 주목! 2교시는 마법이다. 저기 번호 적힌 솥들 보이지? 자기 번호에 맞는 솥 하나씩 가져가서, 내가 준비해둔 재료들를 넣으면 돼. 솥이 뜨거우니 조심하고." 여기저기서 신난다는 함성이 울렸다. 나도 잘 할수 있으려나... "아! 그리고 덧붙이는데, 이 마법을 우수하게 성공하면...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구슬을 보여줄게! 선착순 1명이다~ 헤." "근데 미래가 어느 범위까지죠?" 네모난 찹쌀떡같이 생긴 학생이 물었다. 특이하게 생겼네? "아. 그래. 이름이 걍냥이..라고 했나? 말하자면 너희 사역마 정도. 아니면 좀더 뒤거나." 우와! 그럼 내 사역마도 볼수 있는거네? 실수하지 말아야겠다. "자자.. 아 참. 내가 수업 전에 교과서들을 줬나? 아참. 안 그랬구나. 그럼 지금이라도 받아서.. 14쪽 피렴." 아르키 선생님이 교과서를 하나하나 나누어 주었다. " 14쪽을 보면~ 다양한 재료들이 보일거야. 그리고 여기에 이것들을 잘 조합하면 나올 수 있는 물건들이 보이지? 그걸 일단 아무렇게나 조합해보렴. 어떻게 조합하든 상관은 없지만, 만약 멋진걸 만들고 싶다면 나에게 물어보렴. 조금 도와줄 테니. " ..재료가.. 천년나무의 고목, 바다요정의 점액, 청룡의 비늘.. 어? 잠깐만. " 선생님! 여기 '어둠마법사의 마지막 영혼'이란 재료는 뭐에요? " 사실 평범한 학생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만 뭔가 이상하고 두려운 낌새가 들었다. 그래서 친구들과도 비교해 봤지만, 아무도 그 재료가 적힌 걸 보지 못했다. " ..! 빨리 그 책 던져!! " 나는 당횡했지만, 얼떨결에 선생님 쪽에 그 책을 던졌다. 선생님은 그 책을 한손으로 집어들곤, 순식간에 교실 밖으로 뛰어나가, 잠시 뒤 내 새 책을 들고 돌아오셨다. ".. 미안하구나. 내가 좀 더 조심..했어야 하는 건데. 말해주어서 정말 고맙다. " 선생님이 내 손을 부드럽게 잡아주며 말했다. 그런데 나는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몰래 선생님께 속삭였다. ' 그런데, 교과서엔 저 재료들이 거의 사역마 정도로 귀한 거들이라던데, 어떻게 30명 가까이 되는 우리 반에 그걸 다 나누어 주셨어요? " 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 " 신경쓰지 마. 학교와 나의 작품이니깐. " ..어쨌든 빨리 시작해야겠다. 난 느껴지는 뭔가로 느꼈을 때,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은 재료들을 넣었다. . . 2분쯤 지났을까. 아르키 선생님이 이제 잘 저으라는 말을 하셨다. "잘 안 저으면 재료를 잘 넣었어도 이상한게 나오니까 조심해~" 으아...팔이 꽤 아프네. 그래도 잘 저어야지... 땡그랑! 땡그랑! 어디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까 봤던 걍냥이란 애 쪽인데? "오~ 황금 나뭇잎들이구나. 잘했어. 친구~" 걍냥이의 솥 옆에 황금으로 된 나뭇잎들이 떨어져 있었다. 또 큰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강냥이 말고 다른 학생의 솥이였다. 쿠궁하는 소리가 나고, 그 학생 옆에 무슨 빛나는 것이 붙어있는 돌이 나왔다. 그 학생은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때, 아르키님이 살짝 놀라는 듯이 턱에 손을 괴고 말했다. " 오호.. 저기! 저기 돌 나온 학생? 이름이.. 네온이였나? 저건 얼핏보면 꽝 같지만, 처음치곤 나쁘지 않은 거란다. 저건 바로 '초수석의 결정체'야. " 모두가 눈이 동그래졌다. "음. 아직 너희들은 초수석을 모르려나? 좋아, 설명해 주지. 하지만 젓는거 잊지 마라? . . . 모든 생명체엔 자신의 힘과 생존률을 결정짓는 '생력'이 있다. 이 생력은 보통 그 생명체의 신체에 맞게, 한계를 뛰어넘지 않을 정도로 생성되고, 자란다. 하지만 초수석은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그 생력을 미친듯이 올려준다. 하지만 이는 좋지 않다. 생력이 올라간다는 것은 신체도 그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다 자란 생력이 더 자란다면, 신체는 견딜 수 없다. 그래서 온몸이 커지고, 변하고, 돌기가 자라거나 또다른 신체부위를 잃는 이상현상이 일어난다. 또 그렇게 생력이 강해지면, 생력이 정신까지 미치게 된다. 그래서 난폭해지고, 이성을 잃는다. 이 초수석은 세계 전 구역에 서식하지만, 현재 그중 절반 정도는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야. 하지만 초수석 결정체는 생력을 미약하게만 올리기 때문에 건강에 매우 좋지. 걱정하진 마. " 선생님은 눈을 감고 백과사전을 읽듯이 말했다. 나는 그 목소리에 빠져 멍하니 같은 템포로 솥을 젓고 있었다. 그 순간! 퍼벙! 으악!! 어? 내 솥에서... 뭐가 나왔는데? "괜찮아? 차현이라 했지? .....어, 이게 뭐지...?" 후드티를 입고, 얼굴에 체크 표시가 새겨진 학생이 달려왔다. "응! 난 괜찮아." 다친데는 없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르키 선생님이 내 솥에서 나온걸 집었다. "음, 이건.. 은하의 모래시계구나! 비율이 잘 맞춰져야 나오는 건데..." 내 솥안에서 나온 모래시계는,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모래시계안의 모래는 마치 우주라도 담은듯 신비로웠고, 모래시계의 아랫면엔 'your galaxy', 즉 너의 은하라 쓰여있었다. 어느새 학생들이 내 책상 주위에 몰려있었다. "자자, 이제 각자 자리로! 다 한 학생들은 기다리고." 나는 한참동안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겨우 일어났다. 아직도 내가 이런 대단한걸 만들었단 사실이 놀라웠다. 나는 속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내 자리에 앉았다. " 잠깐잠깐. 내가 가장 잘 만든 학생에게 선물을 준다 하지 않았다? 그 선물의 주인공은 바로.. " 아이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 차현이 인 것 같구나! " 그 순산,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졌다. " 그럼 차현아, 앞으로 나와보렴. " 나는 천천히 선생님 앞으로 걸어나갔다. 친구들도 내 뒤를 따라 오였다. 그리고 선생님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로 알아듣지 못할 주문을 위웠다. 그러니, 수정구슬이 일렁이면서.. 점점 내 형상을 하였다. [3화 끝]
이번 화는 정말 잘하셨습니다! 한 수업을 완벽하게 마무리 한 것도 좋고, 등장인물을 네명이나 출연시킨 것도 아주 좋습니다! 다만, 너무 단조로운게 아쉽군요.. 뭐, 이건 일상&힐링물이니, 그리 상관은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