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직. 지지직. 형광등의 상태가 좋지 않다. 작은 방 안에선 한 남자가 오들오들 떨고 있고 한 괴물이 그를 바라보며 씩 웃고 있다.) "..뭐가 그리 무서운데?" 그 괴물은 그 남자에게 말했다. 참으로도 신기한 목소리로. 그것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끈끈했지만 거칠었고, 중성적인데다 약간의 기계음까지 섞여 있었다. 그 남자는 말을 하지 않다가 심호흡을 하고 조금 뒤 약을 하나 먹었다. 그 약을 먹으니 떨림이 줄어들었다. "휘유- 자- 그럼 면담 시작할게요. 일단, 과거를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 그러고 그 괴물은 피식 웃었다. "그래.. 내가 꼭 너희에게 말하고 싶었던 거야." 자,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까... 그래, 그때부터. " 그 괴물은 턱에 손을 괴고 다리를 벽에 걸치며 말했다. 그 남자는 필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 난 아주 평범한 소녀였어. 보통 악마와는 달랐지.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씁쓸하게 살던 삶이였지. 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어.. 하지만 날 사랑하시던 부모님이 있어 버틸 수 있었지. " 괴물이 손을 꽉 쥐기 시작했다. " 어느 날, 부모님은 놀이공원에 가자고 했어.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 그렇게 놀이공원에 도착하고, 우린 재밌게 놀았어. 맛있는 것도 먹고.. 놀이기구도 타고... 그렇게 즐기던 중, 난 한 컨테이너를 발견했어. 그걸 자세히 보려다가, 난 발을 헛디뎌서 컨테이너 안으로 떨어지고 말았어. 사람들은 주위에 없어서 구해주지도 못했지. 다행히 매트리스 위에 떨어져서 멀쩡했어. 난 어쩔 줄 몰라 했었는데, 갑자기 부모님이 보였어. 난 꺼내달라고 손짓을 했는데, 부모님은 나에게 손짓을 하시곤 뒤로 휙 돌아 가버렸어. 평소엔 안 하시던 팔짱까지 끼고 말이야. 그때 난 알았어. 부모님은 처음부터 날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그렇게 난 울다 지쳐 잠들었어. 그런데 타이밍도 안 좋지. 하필 내가 잠든 시간에 사람들이 컨테이너를 가져가서 난 구출되지 못했어. 눈을 떠보니 배 안이더군. 하지만 소리쳐도 보관실이라 아무도 소리를 듣지 못했어. 그리고 또 운 안 좋게도, 난 밖을 볼 수 없었고 그래서 사람이 오는지도 몰랐지. 아마 난 구출 될 수도 있었을 거야. 그리고 정말 운 안 좋게도, 배는 아주 오랫동안 항해했어. 난 거기서 울고 또 울었지... 결국, 난 굶어 죽기 직전까지 갔어. 거기에서 부모님을 또 원망하고 원망했지. 매일 매일,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배고픈지도 모르고, 누가 오는지도 모르고 계속 부모님을 원망했어. 그런데, 갑자기 내 컨테이너 옆면이 부서졌어. 그리고 한 심장 같은게 떠내려왔지.. 보라색이였어. 그건 아직 뛰고 있었지만, 아주 먹음직스러웠어. 그제야 배고픔을 인지한 나는, 그걸 통째로 씹어 먹었지. 그런데, 갑자기 내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첫 번째로 세상의 모든 언어가 떠올랐어. 어떻게 쓰는지도, 말하는지도, 문법에 맞게 말하는 지도. 두 번째로. 배가 아팠어. 그러다가, 통증이 심해졌어.조금 뒤 배를 보니,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지. 세 번째로, 머리가 변했어. 머리카락은 길어졌고, 눈은 머리카락이 덮었지. 입이 찢어졌고, 이빨이 날카로워졌어. 네 번째로, 인간을 먹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었어. 그리고 내가 인간과 이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걸 본능적으로 알았지. 하지만 왠지, 돌아가기 싫었어. 마지막으로, 팔다리, 목의 색이 변하고 길어졌어. 손은 파란색으로 변했고, 발과 손은 접착력이 강해졌지. 다 변하고 나서. 난 바다로 뛰어들었어. 그리고 내 은신처를 찾았지... 거기서 사람을 먹거나, 시간을 떼우면서 지내다가, 너희를 만난거야. 뭐, 이렇게 된거지." "그... 그렇군요. 그럼 면담은 여기서 마칠게요.." "그래... 기록은 다 한거지? " 말을 마치자마자 그것이 메모장을 낚아채 본다. " 흐음~ 정리는 깔끔하게 다 했네.. 그럼, 넌 이제 필요 없지? " (잠시 후. 복수의 악마가 있는 면담실에서 엄청난 비명이 들려오고 무언가를 씹는 소리가 난다. 비명 소리와 씹는 소리가 반복되다 멈췄다. 그러더니 문이 열리며 한 여자아이가 걸어나왔다. 면담을 진행하던 남자는 온데간데 없고, 약간의 핏자국만 남았을 뿐이다.
이 보고서는 1등급 이상의 요원만 볼 수 있으며 다른 요원이 열람 할 시 [불함구죄- 특수등급]을 내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