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공장 야간경비를 돌고 있었다. 그런데, 나를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한 일이 그날이었다. 경비를 서던중, 웬 가면을 쓴 남자가 경비실에 다가왔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요. 혹시 이 물건 가지실래요?" 손바닥 위에 있는건 상표같은 그림이 없는, 파란 이어폰이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이어폰을 받았다. 그런데 퇴근하고 산책을 하던중, 잠깐 하천을 구경했다. 그런데 기웃거리던 도중, 갑자기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그리고는 하천으로 걸어가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속에 빠진 나는, 점점 시야가 흐려졌다.... 그리고 난 경비를 서던 그 건물에 계속 있었다. 유령이 된채로. 왜 여기에 있는가. 그 남자는 누구인가. 왜 그 이어폰을 받았을까. 머리속에 온갖 의문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의문들은, 하나의 분노로 합쳐져갔다. 그 분노는 이러했다. 왜! 왜! 대체 왜 나한테 그 나쁜 이어폰을 줬냐고!! 그렇게 분노에 몸을 떨던 도중, 말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니, 웬 중학생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도 유령이었다. 말하고 있는 상대는 또래 남자아이였다. 그런데 그 남자아이는 몸이 어둠으로 얼룩져있었다. 그리고 인간 남자아이가 그 유령들 쪽으로 다가왔다. 어째 유령을 알아보는 눈치였다. 유령이 있는 쪽에 뭐라고 말을 걸더니, 잠시 침묵하다 이내 품속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꺼낸걸 보고 나는 충격의 비명을 질렀다. 이어폰이었다. 그 파란 이어폰. 그아이는 그걸 귀에 끼고 말을 걸었다. 그랬더니 또렷하게 말이 들렸다. "소희야! 소희야! 내말 들려?" 혹시 내가 도움이 될게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 아이 쪽으로 나아갔다.
참고로 가면쓴 남자는 마법사